911 뉴욕 쌍둥이 빌딩 테러 9주년... └세계사의 장

벌써 9주년...

1.
저 사고가 터졌을 때 저는 대학생이었지요. 새벽에 사고 소식을 접하고 학교에 갔는데, 뉴욕 유학생이었던 교수님은 진짜 침울한 표정 그 자체더군요.

그런 가운데서도 하시는 말씀이, 쌍동이 빌딩 정말 잘 지었다는 겁니다.
보통 여객기 수준의 질량을 가진 물체가 부딪치면 빌딩의 살짝 기울기 마련이고, 건물 윗부분이 쓰러져 내리기 마련인데, 쌍동이 빌딩은 붕괴될 때 제 자리에 그대로 푹 주저 앉았죠.(사실 주저앉지 않았다면 주변 건물들은 도미노 처럼 쓰러져 대참사가 났을 지도...)

쌍동이 빌딩 내장재가 너무 약하고 불에 잘 타는 것이었다는 비난도 있는데, 그 때문에 살아난 사람도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 있던 사람들이었는데, 엘리베이터가 멈춰서자 수동으로 문을 열고 건물 내장재를 주먹과 발로 부수고 탈출했다고 합니다.

석면 문제도 부각되기도 했는데, 저 건물 지어질 당시에는 그저 쓸만한 소재였을 뿐, 그 해악이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2.
건물 붕괴 이외에 뉴욕시가 큰 손해를 본 것이라면, 쌍동이 빌딩의 존재로 말미암아 아름답던 뉴욕시의 야경이 손상을 입었다는 겁니다. 관광업과 관련해서 생각하면 상당히 큰 손해가 아닐 수 없고, 뉴욕의 상징물을 하나 잃어버림으로서 뉴욕시민들의 상실감도 상당했지요.

'갱스 오브 뉴욕' 마지막에서 쌍동이 빌딩이 나타난 것은 그 존재의 상실을 몹시 아쉬워한 감독 때문이라고 합니다.


3.
쌍동이 빌딩이 있던 때, 몇몇 또라이들이 낙하산을 매고 뛰어내리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사람들에겐 재미있는 구경거리였긴 합니다만, 엄연히 불법이라 뉴욕 경찰들에게 체포대상이었다고 합니다.

앞서 언급된 저희 교수님도 그 또라이 하나를 구경한 적이 있다고 하시는데, 경찰이 나타나자 공수부대 못지 않은 몸놀림으로 빠르게 낙하산 챙겨서 도망을 가더라더군요.

실제로 테러가 벌어진 이후에 빌딩 위쪽에 있던 사람 중 낙하산을 가진 사람이 뛰어내린 적이 있습니다.
근데 정작 절실히 필요할 때는 안 펴졌다는 슬픈 이야기...


4.

쌍동이 빌딩은 그 존재감 때문인지 영화 상의 재난에서도 붕괴되는 일이 없었습니다.(우리나라로 치자면 숭례문?)
1998년에 개봉한 아마겟돈에서는 유성에 관통당하고도 쓰러지지 않았고, 딥 임펙트에서는 뉴욕을 덮친 대해일에서도 쓰러지지 않는 위엄을 보여줬습니다.(꼭대기에 피신 해 있던 사람들은 살았죠.)

허나 진짜 영화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참담하게 무너져 버렸습니다.


5.
쌍동이 빌딩 근처에 뉴욕에서 무슨 저명한 신문사의 사옥이 있었습니다.
빌딩 붕괴 가능성이 보고되고 소방당국이 주변 빌딩에 상주하던 사람들을 서둘러 대피시키면서 신문사도 철수하게 되었지요.(앞서 나왔듯이 도미노식 붕괴가 우려되었습니다.)

이대로 철수하면 내일 아침 신문 발행에 지장이 생길 판이었지만, 사장은 침착하게 직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지시를 내렸습니다.

1. 서둘러 임시 사옥을 매입하라.
2. 신문 발행에 필요한 모든 자원과 기계를 확보하라.
3. 기자들은 동요하지 말고 취재에 나서라.

사옥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대비한 사람은 사장이었고, 다음 날 신문은 언제나 처럼 제 시간에 배부되었다지요.

덧글

  • intherain 2010/09/11 21:13 #

    5번 사례 참 대단하네요 저리 침착할 수가 있단 말인가..
  • 초효 2010/09/11 21:22 #

    언론인으로서의 자존심과 사명감 때문일 것 같습니다.
  • 까마귀옹 2010/09/11 21:24 #

    1.그당시 저는 중2였죠. 워낙 엄청난 사건이라서 학교에서도 하루종일 뉴스를 본게 기억납니다.'내가 지금 보는게 엄청 잘 만든 영화아닌가?'란 생각까지 들 정도였죠.

    2. 상징성이라..하긴 테러 이전까지 뉴욕의 상징성이라면 WTC를 절대 빼놓을 순 없겠죠.
    3.낙하산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1974년 8월 7일엔 곡예사 플리프 프티가 두 빌딩 사이를 외줄로 넘어간 적이 있습니다. 이를 다룬 영화도 최근 만들어젔죠.
    4.그러고 보니 다른 뉴욕의 상징물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자유의 여신상은 허구헌날(?)박살나더군요. 특히 자유의 여신상은...설명 생략.

    그리고 9.11 테러가 발생한 직후, 유명한 전쟁 소설가인 톰 클랜시는 한동안 언론사에서 엄청나게 인터뷰를 요청하는 등 크게 시달렸다고 합니다. 테러가 있기 전 쓴 소설에서 '여객기 조종사가 비행기를 몰고 미국 국회의사당에 돌진해서 정부 수뇌부가 몰살당하는 장면' 있거든요. 톰 클랜시 자신도 '나도 이게 실제로 실현될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라고 말했답니다.
  • 초효 2010/09/11 21:30 #

    실제 펜타곤도 공격받았고, 백악관인지 의사당인지를 노렸던 여객기는 도중에 탑승자들의 저항 때문에 다른 곳에 추락했다고 합니다.
  • 행인1 2010/09/11 21:48 #

    승객들이 납치법들과 싸우는 통에 벌판에 추락한 비행기는 유나이티드 항공 93편 입니다. 폴 그린그레스(본 슈프리머스와 그린존의 감독)가 영화로 만든바 있죠.
  • 無碍子 2010/09/12 23:01 #

    테러리스트들의 무기가 총칼이 아니라 문구용 커터칼이라는 괴소문이 있었습니다.
  • 행인1 2010/09/11 22:02 #

    1.세계무역센터가 있는 자리는 '뉴욕시'가 아닌 '뉴욕, 뉴저지 항만위원회'의 관할구역이었고 치안도 뉴욕경찰이 아닌 항만경찰이 별도로 담당했습니다. 올리버스톤 감독의 영화에서 나오는 주인공들이 바로 이 항만경찰이죠.

    2. 1993년 테러가 일어난 이후 항만위원회는 직원과 입주자들에게 대피방식을 새로 가르치고 건물 내에 무선 중계기(경찰과 소방대원의 의사소통을 위해)를 설치합니다. 별로 크지 않은 변화지만 이 두가지는 그날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합니다. 그전에는 4시간 걸리던 대피가 1시간으로 줄었거든요.

    3. 뉴욕 경찰국과 소방국, 그리고 항만경찰이 9/11 당일에 깨달은 것 하나는 자신들이 합동으로 뭔가를 해보거나 혹은 그런 상황(삼자가 손발을 맞춰야 하는)을 가정하고 같이 훈련을 해본적이 한번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그날의 재난을 상당히 증폭시키게 됩니다.
  • 초효 2010/09/11 23:41 #

    3번이 참 아쉬운 일이었네요.
  • 마무리불패신화 2010/09/11 23:09 #

    아직도 쌍둥이빌딩-->부시가 폭파시킴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죠.

    관련된 정보를 잘 몰라 현실성이 어느정도인지는 잘모르겠지만..
  • 초효 2010/09/11 23:42 #

    뭐 MB가 천안함을 격침했다는 말도 있으니... 음모론의 기본은 정부불신인가 봅니다.
  • 한뫼 2010/09/11 23:56 #

    1, 당시 대딩 2학년 그 사건 터졌다는 이야기듣자 마자 톰 클렌시의 소설 "공포의 총합"을 떠올렸습니다. '핵테러로 슈퍼볼 경기장에 있던 관중 떼몰살(대통령 친구 포함) 열받은 대통령이 러시아의 양해아래 배후가 있는 도시에 핵공격 시도... 라는 줄거리였죠.
  • 초효 2010/09/12 00:40 #

    슈퍼볼 경기장...ㄷㄷㄷ
  • 까마귀옹 2010/09/12 16:03 #

    그걸 원작으로 한 영화가 '썸 오브 올 피어스'이죠. 다만 9.11 테러의 여파로 배우가 이슬람 근본주의자에서 신나치주의자로 바뀌지요. (참고로 그 핵테러에 쓰인 핵무기의 정체가 참 골때립니다.) 벤 에플렉이 잭 라이언으로, CIA 캐봇 국장 역에 모건 프리먼이 나오죠. 좀 특이한 배역으로 러시아 네메로프 대통령으로 나오신 분이 바로 <ROME>의 카이사르 역을 맡으신 그 분입니다.
  • 정호찬 2010/09/12 01:26 #

    4. 킹콩이 올라가 농성을 벌인 적도 있었죠(...)
  • 초효 2010/09/12 09:56 #

    아, 그런 적도 있었네요. 어느 PC고전 게임에서 처럼 주먹으로 막 부수지는 않았더랬죠.
  • 까마귀옹 2010/09/12 16:04 #

    원작인 1933년 작에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었죠.
  • 2010/09/12 18:2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초효 2010/09/13 12:47 #

    그 사건 때문에 미국의 대외정책 10년이 통째로 바뀌었다고 볼수 있지요.
    이제 거의 수습국면이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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